젊은날의 초상(1)
젊은날의 초상 아득한곳으로부터 나지막하지만 규칙적으로 그르렁거리는 엔진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번쩍이는 검은 철모를 눈썹이 보이지 않도록 눌러쓰고 어깨에 흰 휘장을 내려뜨린 두명의 건장한 헌병이 소총을 빗겨 두른체 절벅거리며 차안을 올라서는 것을 잠시 어색하게 보고 있었다. 구리빛으로 검게 그을린 헌병이 버스 앞쪽에서 절도있게 경례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불현듯 내가 푸른 제복의 군인이며 말단 휴가병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창밖 가로수 사이로 철정검문소라는 명패를 스쳐보면서 나는 잠을 떨구어 내듯 자세를 반듯이 하며 습관처럼 우측손을 상의 주머니에 넣어 네모로 반듯하게 접어놓은 휴가증을 꺼내었다. 군데군데 군모를 눌러쓰고 잠을 자던 군인들도 다소 긴장하면서 흐트러진 자세를 고쳐 잡았다. 부대를 출발하..
<단편소설>/젊은날의 초상1
2009. 7. 23. 1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