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날의 초상(2)
평일이기도 하지만 오전 나절을 막 지나서인지 공원은 쓸쓸하리만큼 인적이 드물었다. 나는 녹음이 짙어진 공원길을 그와 나란히 걸으며 이런 저런 말들을 이어나갔다. 박은 사람좋은 미소를 섞어가며 진심인지 푸념인지 모를 말들을 중얼거렸다. 「버터와 김치 냄새가 믹스된 나의 현실에 자주 의문표를 던지게 되네...미군들과 같은 군복을 입고 미군들과 같이 훈련을 받으면서 내가 상대해야할 적들이 누구인지 문득 문득 헷갈려....우린 같이 자라왔지만 너는 국군이고 나는 미군으로 포장되어있고... 」 나는 대답할 마땅한 말을 찾기 어려웠다.나도 나의 정체성에 대하여 의문이 들때가 많다. 특히 우리 세대에 이상하게도 민감하게 다가오는 정치판의 행태는 더욱 의문 투성이로 비쳐진다. 정권 교체기마다 요란하게 치뤄냈던 민주화니..
<단편소설>/젊은날의 초상2
2009. 7. 23. 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