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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 프라임 “생명”을 보고-

 

 

〔 방송이 추구하는 프롤로그  〕


오늘도 우리는 살아있고, 삶은 당연한 듯 흘러간다.

평범한 일상에 권태를 느끼며 산다는 것에 익숙해져버린 사람들.

생명의 본질적 의미와 삶의 경이로움은 잊혀지고, 삶의 열정은 점차 마모되고 있다.

 

생명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탄생의 순간, 삶이라는 여정, 죽음의 기로에 서있는 다양한 이들의 모습을 통해

생명, 그 강렬한 기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  방송을 보고 되돌아 보는 삶  〕


사람이던 미물이던 어떠한 삶이라도 희노애락이 공존하고

탄생하는 순간부터 죽음이라는 그늘이 그림자처럼 붙어다닙니다.

2010년 2월9일 방송된 세 사람의 사례를 보면서

징검다리의 시각에서 잠시 삶을 되돌아 봅니다.

 

 

◎ 남편과 어린 두남매를 둔 43살의 주부


불혹을 넘겼으나 아직 할일이 많은 그녀는 유방암 말기의 환자이다. 집안은 그녀의 알뜰함이 구석 구석 베어있고 베란다에는 정원이 잘 가꾸어져 있다 .어린 남매는 보살핌이 많이 필요한때여서 아프지만 않다면 그녀는 여느 주부와 같은 평범한 삶을 꾸려 갈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병마에 지쳐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다. 남편과 병원내 호숫가를 산책하며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가을 풍경의 아름다움을 얘기한다. 그녀의 주변은 변한게 없지만 야속하게 일찍이도 그녀에게 찾아온 암은 인간의 존엄성마져 무너뜨린다. 듬성듬성 빠져버린 머리와 윤기를 잃어가는 피부, 며칠씩 혼수상태에 빠져드는 막다른 환경속에서 그녀는 병원 치료를 접고 집으로의 귀환을 결정한다. 그녀의 손길이 곳곳마다 묻어있는 집안을 돌아보고 가족과 친지들의 안타까운 위로를 받으며 마지막 생일 케이크를 받는다. 그녀는 남편이 들고 다니던 가방이 많이 낡았음에도 진작 바꿔주지 못했음을 미안해 한다. 건강할 때 그녀는 익살스러운 얼굴 표정으로 주변을 웃기곤 하였다. 모인 사람들이 그런 표정을 보고 싶어하자 그녀는 남은 기력을 다하여 예전의 표정을 지어보였고 식구들은 눈물과 웃음의 범벅으로 그녀를 격려한다. 그러나 곧 그녀는 한줌재로 변한다.


◎ 형 집행정지로 풀려난 노인


노인은 순간적인 혈기로 친구를 사망케 하여 감옥에서 약 20여년간의 장기 복역을 하던중 폐암 말기의 진단을 받게된다 정부에서는 형 집행을 정지하고 그가 마지막 삶을 정리하도록 병원으로 이송한다. 병마는 그를 서서히 잠식하고 마지막으로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진다. 병든 육신밖에는 그가 가진 것이 없다. 감옥에 들어갈때 어린 두남매를 두었지만 연락이 두절된지 오래이고 세상은 어리둥절할 정도로 많이 변해있다. 그는 동사무소를 찾아 말소된 주민등록을 회복한다. 그리고 이제 가정을 꾸린 아들과의 마지막 해후를 소망하지만 아들은 만남을 거부한다. 호스피스 병동의 봉사자들의 보살핌속에서 그는 최후를 맞는다. 노인이 세상에 남긴 것은 자신의 육신인 한줌의 재이다.


◎ 32세의 골드미스

 

그녀는 명문대를 나와 잘 나가는 기업에 취업하였다.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딛고 푸른 청춘의 싱그러움을 발산할 시기인 27살에 암 판정을 받는다. 병마는 그녀를 사회 생활에서 낙오시키고 격리시켰다. 그녀는 암조직뿐아니라 성한 조직도 파괴하는 항암제로 인하여 지쳐간다. 아직도 풋풋함과 아름다움이 뭇어나는 그녀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그녀의 투병기를 적어나간다. 그녀와 유사한 병과 싸우고있는 젊은이들과의 모임에서 그들은 서로 격려하고 웃음짓지만 선택받은 지독한 불행에 흐느끼고 분노한다. 그녀는 아직 세상과 단절하기엔 너무 이르다. 그녀는 평범한 여느 청춘들처럼 사랑도 하고 싶고 결혼을 해서 가정이라는 굴레를 만들고 싶어한다. 아직 그녀는 이루어야 할 꿈도많고 하고싶은 일도 많다.그러나 지금 암세포는 그녀를 천국과 지옥을 오가게 한다.      

         


후 기 


죽음이라는 화두앞에서는 누구나 진지해질 것입니다. 방송을 보면서 마음 아파하고 눈물떨군 시청자들이 많을 것입니다. 세사람은 공통적으로 우리들이 권태롭고 지루하게 느끼는 평범한 일상의 삶을 절실하게 부러워합니다. 우리의 일상이 지극히 단조롭고 평범하다면 참으로 감사할 일입니다.


-2010년 2월 10일, 징검다리-

 

출처 : 인천스타산악회
글쓴이 : 징검다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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