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천암함이 불명확한 공격에 의하여 침몰하고 많은 사상자를 발생케하였다.

한번 출동하면 몇주씩 거친 바다와 싸우고 항시 전투 상황과 긴장속에서 힘들었을 젊은 병사들은

함정의 침몰이후 산자와 죽은자로 나뉘었다.

한때 전우애로 뭉쳐 호형호제 동고동락했을 그들은 사고이후 죽은자는 영웅으로 대접받고

살아 돌아온 병사는 살아 돌아온 자책감에 빠져있다..


살아왔기에 죄책감을 가질 이유도 미안한 마음을 가질 이유도 없다.

천암한 피격시 모두가 희생되지 않고 일부가 살아돌아온것만 해도

인적 물적 손실을 감안하면 어쩌면 감사할 일이다.

 

한편으로 죽었기에 영웅으로 대접받는것도 모순이다.

무수한 훈련과 비용을 들여서 유지하는 군대가

유사시 국민의 안위와 안보를 책임질수 없다면 무슨 가치로 그들을 평가 할것인가.

그들의 고귀한 죽음은 너무나 애석하지만

작전에 실패하고 전투에서 패배한 군대와 병사는 작금을 막론하고 존재가치가 없다.

전사한 장병을 조문하면서 그들을 영웅으로 표현한 글귀가 잠시 부담이 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


비상식적인 집단이 마음먹고 저지른다면 전투함 공격 뿐만 아니라

더 큰 희생이나 테러를 자행할 수 도 있다.

아무리 견고한 방어체제를 갖추고 있다해도 테러와 기습에는 대응이 역부족이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정보력을 지닌 미국도 숱한 테러의 표적이 되고 희생을 치르고 있다.

구시대 냉전의 산물인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망령은 목숨이 질기기도 하여

삼천리 금수강산을 양분하고도 모자라 주권 국가에 다른 나라 군대를 주둔케하는 명분을 주었고

그 분단된 한쪽에서는 지금도 서로를 좌파와 우파로 편을 나누어 열심히도 논쟁하고 있다.


반도에 위치하여 세계 열강들의 이해 관계속에서 민족의 통일은 요원하고

힘과 힘의 완충 역할 속에서 우리 젊은이들은 우리의 주적이 누구인지를 헷갈려하고 있다.

북한이 잠재적 위협대상으로 되었다가 주적으로 변하는것은

그때 그때의 국제환경과 정치권의 논리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  젊은이들의 죽음이 애석한 것은 정말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치러야할 명분이 있는 전쟁에서 투혼을 발휘하고 고귀한 희생을 바치는 것이 아니라

동족끼리의 갈등과 다툼속에서 승자로 또는 패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천암함 사태와 관련하여 중국은 형제국가끼리 원만하게 지내면 좋겠다는 당연한 논평을하였다.

얘기를 곱씹어보면 하나마나한 말 같기도 하지만 굴욕감을 느끼게된다.

젊은시절 내 자신도 최전방에서 추위에 떨고 육신이 감당하기 힘든 강한 훈련을 받고

기합을 받으면서 분단국가에 태어난 내 자신을 원망했던 시절이 있었다.

 

인생에 있어 가장 귀중하고 혈기 왕성한 시기에 국가의 명령으로 또는 국민의 의무임을 명분으로

오랜 시간을 가족과 고향을 떠나 낯설고 규격화된 환경속에서 기계처럼 생활한다는 어려운 삶의 여정이다.

내가 처한 힘든 현실을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원죄가 크다고 생각하여

묵묵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그만이겠지만  “하필 이면 내가 왜 ? ” 라고 반문하면 문제가 그리 녹녹치 않다.


누구나 피해를 당하는 것은 분통 터지는 일이다.

그러나 당했기에 보복을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아픔과 상처를 나을 것이다.

그렇지만 계속 당하는것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면 이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은 무엇인가 ??!

우리는 최선의 선택에 대하여 심각히 고민하고 또 생각하며 대안을 마련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형제끼리 사이좋게 지내지 않구~” 라는

이웃의 한심어린 충고를 조만간 또 다시 듣게될 것이다.   


사망한 병사들을 조문하면서 나는 “Falling Leaves”를 유추하였다.

아름다움, 복잡다난함, 우울함이 점철된 "낙엽"의 선율은 장병들의 복잡하고 덧없는 죽음과 많이 닮아있다.

한때 잎새는 왕성한 생명력으로 푸르고 싱싱한 잎사귀를 일구어 자연을 치장하고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냈다.

잎새들은 새와 곤충들에게 안식처를 만들어주고 다음 세대를 열어갈 열매를 만들었다.

생명이 다 할 즈음이면 화려한 단풍으로 스스로를 물들여 또 한번의 자연의 경이를 연출한다.

일생을 다한 잎새들은 맥없이 떨어져 땅바닥에 깔려 마르고

미풍에 딩굴어도 나름대로의 멋스러움과 추억을 남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썩은 육신마져 새로운 생명의 잉태에 바친다.


우리의 젊은이들은 “내가 왜 이땅에?” 라고 하지않고

“내가 이땅에 태어났으므로” 행복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간절히 바란다.

오늘 불합리한 현실과 모순에 고민하고 갈등하다가 희생양이 되어

산자는 죄의식으로 죽은자는 “Falling Leaves" 처럼 덧없이 떨어져 가도

그들이 만들고 가꾼 그간의 발자취가

거름이 되고 씨앗이 되어 이땅에 진정한 봄이오면

다시 우리 주변을 아름답게 가꾸고 기름지게 만드는 밑거름으로 쓰임 받기를... 

 

                                                                              -징검다리 -  / 음악 " Falling Leaves" by MEHDI  / 

 

 


'<삶을 돌아보며> > 삶의 의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오월의 꽃길  (0) 2010.05.11
어머니의 삶  (0) 2010.05.06
[스크랩] 그리움  (0) 2010.04.27
딸 인터뷰(대만 YTN)  (0) 2010.03.12
[스크랩] 일상을 감사하며(방송후기)  (0) 2010.02.10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4/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