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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날짜:2011년7월24일

산행코스:구라우교~구라우골~광불동골~팥밭무기교

산행날씨:흐리고 비

산행시간:5시간46분

 

응복산(鷹伏山·1,359.6m)은 백두대간의 이름난 여러 명봉 중 숨은 명봉이다. 무엇보다 산세가 그렇다. 북으로 설악산과 남으로 오대산과 같이 크고 빼어난 산이 없었다면 강원도를 대표하는 명산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여기에 응복산은 덩치가 크다. 정상을 정점으로 뻗는 큰 산줄기만 하더라도 백두대간 외에 오대산맥, 조봉 능선, 복룡산 능선 등이 있고, 자잘한 산자락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길고 높은 산자락을 사방팔방으로 뻗다 보니 골짜기도 여럿이다.‘산 많고 골 깊은 강원도’에서도 심산유곡을 대표하는 미천골이 북으로 깊이 파여 있는가 하면, 남서로는 통마람골이 길게 파여 있다. 양양군 현북면 법수치리 일원의 골짜기들은 임도조차 파고들지 못해 더욱 깊다. 합실골은 이무기가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깊고 으슥하고, 광불동은 부드러우면서도 울창한 숲에 신비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구라우골은 한때 화전민이 정착했던 골짜기임에도 손 탄 곳 한 곳 없고 작은 폭포가 속출하고 신비감 넘치는 소와 담의 연속이다.

 

응복산 계곡 산행은 구라우골과 광불동 혹은 구라우골과 미천골을 잇는 산행 코스와 합실골을 거쳐 응복산 정상에 오른 다음 대간을 타고 만월봉을 거쳐 신배령까지 뽑은 다음 연골을 타고 가마소계곡으로 내려서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르포로 소개하는 통마람골 역시 좋은 골짜기이지만 물줄기를 따라 산림도로가 나 있어 탐험산행에는 적합지 않지만 트레킹을 겸한 코스로는 최고라 할 수 있다.

홍천과 양양의 경계를 이룬 응복산은 넓다. 매 한 마리가 엎드린 형상이라 하지만 장자(莊子)의 ‘소요유(逍遙遊)’에 등장하는 붕(鵬)이란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로 크다. 점봉산을 지난 이후 동해로 빠질 듯하던 백두대간 산줄기를 남쪽으로 트는 기운찬 곳일 뿐만 아니라 조봉 능선을 비롯해 수많은 곁가지를 뻗고, 그 가지 사이에 깊은 골이 수없이 많은 산이 응복산이다.

산이 크다 보니 물줄기는 바다로 흘러들기도 하고 내륙을 가로지르기도 한다. 현북면 법수치리의 합실골과 광불동, 구라우골, 서면 황이리의 미천골 물이 양양 땅을 적시며 오대천으로 흘러든다

설악산 혹은 지리산의 명골짜기 축소판 같은 구라우골은 천연 그대로였다. 단 한 곳도 손을 탄 곳이 없었다. 작지만 비경이, 절경이 아닌 곳이 없었다. 작은 폭포들이 속출하고, 바닥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신비스러운 소와 담의 연속이었다. 비경이 끝나가자 원시림 같은 숲이 반겨주었다. 게다가 한때 화전민들이 터전을 일구어 옛 이야기까지 갖추고 있는 골짜기다

구라우골은 예상치 못했던 비경지였다. 온통 암반으로 이루어진 골짜기는 크고 작은 소와 담·폭포가 연이어지고 한 굽이 돌아설 때마다 새로운 풍광의 골짜기가 반겨주었다.

 

설악산이나 지리산처럼 웅장하지는 않더라도 그 미니어처쯤으로 꼽을 만한 골짜기다. 원시 그대로 살아 있는 골짜기 풍광은 오히려 구라우골이 앞선다 할 수 있다

골짜기 풍광에 취하고 물소리에 넋을 잃은 채 걷노라면 “꼭 설악골 같다”고 한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바위에 갇힌 용이 빠져나오면서 형성된 구룡소처럼 이리 뒤틀어지고 저리 파헤쳐진 바위골이 나타나고, 숲 우거진 둔덕을 넘어서자 참빗으로 곱게 빗은 여인의 머리카락이 휘날리는 듯 고운 빛을 담은 물줄기가 쏟아지는 와폭이 나타난다. 구라우골 절경 ‘비선대’다

‘비선대’ 3단 와폭 위로는 넓고 깊은 소. 그 위로는 또다시 이리저리 뒤틀어지면서 신비경을 자아내는 바위 골짜기다. 그러다 수더분해진 골짜기를 따라 10여 분 오르자 골짜기가 갈라진다. 갈밭구미라 불리는 곳이다. 왼쪽 골짜기로 들어서면서 길은 한층 희미해지고 멋들어진 암반 계곡 대신 커다란 돌멩이들이 들어차 골짜기 풍광이 그저 그러려니 싶어진다. 그러다 오대산 식당암 아래 담처럼 길쭉하면서도 옥빛 물을 담고 있는 무명 담을 지나자 물가의 기암절벽인 구라우에 닿는다.


구라우골 입구는 초입에 펜션 '연어의 꿈'이 자리잡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어성전 삼거리에서 약 12km 지점이다. 구라우골은 수시로 물줄기를 가로지르며 길을 이어야 하며, 도중에 합수목을 세 차례 지난다. 그때마다 왼쪽으로 꺾어지는 것을 잊지 말도록. 개울가 기암인 구라우를 지나 합수목에서 왼쪽 애끼골로 들어선 다음 지계곡을 만나면 골짜기 사이로 뻗어오른 지능선을 따라야 한다.

지능선을 타고 1,027.7m봉 북동릉에 올라서면 가장 낮은 잘록이로 이동한 다음 광불동으로 내려서도록 한다. 광불동 지계곡은 길이 전혀 없으며 초반부는 유순하지만 내려설수록 험해진다. 물줄기보다 골짜기 왼쪽 사면을 가로지르며 내려서는 게 수월하다. 광불동계곡은 2000년대 초반까지 벌목한 나무를 실어 나르기 위해 차가 다녀 산길이 잘 나있다.

 

 

 

 

 

 

 

 

 

 

 

 

 

 

 

 

 

 

 

 

 

 

 

 

 

 

 

 

 

 

 

 

 

 

 

 

 

 

 

 

 

 

 

 

 

 

 

 

 

 

 

 

 

 

 

 

 

 

 

 

출처 : 떠날 수 있는 곳이 있어 행복합니다.
글쓴이 : 우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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