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달 (1) : 박은옥 (최호철 그림)
저무는 이 거리에 바람이 불고 돌아가는 발길마다 무거운데 화사한 가로등 불빛 너머 뿌연 하늘에 초라한 작은 달 오늘밤도 그 누구의 밤길 지키려 어두운 골목 골목까지 따라와 취한 발길 무겁게 막아서는 아, 차가운 서울의 달 한낮의 그림자도 사라지고 마주치는 눈길마다 피곤한데 고향잃은 사람들의 어깨 위로 또 한 무거운 짐이되어 얹힌 달 오늘 밤도 어느산길 어느들판에 그 처연한 빛을 모두 뿌리고 밤 새워 이 거리 서성대는 아, 고단한 서울의 달
<삶을 돌아보며>/다시 써 보는 글
2023. 6. 11. 20:50